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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블록체인과 탈중앙화

블록체인과 탈 중앙화 (1)

by 손너잘 2020. 6. 19.

글을 시작하며
 
석사 생활을 진행하며 블록체인과 합의 알고리즘에 대한 많은 공부를 했고, 졸업을 앞두고 있다.
석사 생활동안 공부한 내용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자 이 글을 작성한다.
이 글을 통해 블록체인을 처음 접하거나.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해 좀 더 심화적으로 알고싶어하는 여러분이 더 많은 지식을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탈 중앙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해 알아가고자 검색을 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일 것 이다. 탈 중앙화 
탈 중앙화라는게 무엇이길래 블록체인은 탈 중앙화다! 라는 말이 보이는 것 일까?

사실 한국인으로써 탈 중앙화의 중요성과 그 느낌(?)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모든 사회, IT인프라가 중앙화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러한 운영 시스템에서 큰 문제가 발생한 일이 없고 직접적으로 겪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탈 중앙화라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인지 부조화가 왔었다. 

 
필자는 탈 중앙화의 개념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했던것과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인프라가 중앙집중형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가장 쉬운 예시인 은행을 예시로 하여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우리 생활에서 은행은 빼놓을 수 없는 기관일 것 이다. 월급, 저축, 공과금, etc.....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만. 은행도 하나의 '기관' 또는 '기업' 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라.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은행도 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은행이 망할것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사는가?? 우리는 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은행은 존재할 것 이고, 당연히 우리의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 줄 것이라는 믿음속에서 살아간다.
이를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는 은행이라는 기관을 신뢰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제는 조금 더 범위를 넓혀보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강남에 술을 마시러 갔다. 종업원이 우리에게 "신분증좀 보여주세요~" 라고 말하였다. 자, 이때 우리가 종업원에게 줄 수 있는것은 무엇이 있는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이 가장 유력한 후보일 것 이다. 이러한 '증서' 를 종업원에게 보여주면 종업원은 신분증에 적힌 우리의 나이를 신뢰하고 술을 제공해 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번 비틀어 생각해 보자.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생각해보면 단순하게 플라스틱에 내 사진과 글자 몇개 써있는게 다이다. 
그렇다고 내가 플라스틱 쪼가리를 구하고 내 사진과  생년월일을 적어서 보여주면 이를 통해 나를 증명할 수 있는가? 아니다! 그렇다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과 같은 플라스틱 쪼가리가 사람들에게 신뢰받고 나를 증명해 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분증을 자세히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신분증에는 이 '플라스틱 쪼가리'에 적힌 내용이 이사람임에 대한 정보가 맞음을 증명한다는 발급 기관명과 함께 관인이 찍혀있는것을 볼 수 있다. 이 관인은 아래를 의미할 것이다.  

 

이 증서는 ~~기관에서 보증하는 문서입니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이해했을 것 이다.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신분증이라는 플라스틱 쪼가리를 신뢰할 수 있는 이유는 플라스틱 쪼가리를 발급한 기관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위를 더더욱 넓혀보자. 우리는 해외여행을 가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다. 준비물을 하나씩 챙겨보자. 옷.. 수건... 칫솔... 또 뭐가 있지..? 여권..! 여권을 챙겨야 한다!!
그런데 여권이 왜 필요할까? 여권이 필요한 이유는 당연히 이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 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여권또한 단순한 종이쪼가리에 내 사진과 여러 정보가 적혔을 뿐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종이쪼가리를 통해 이 사람을 신뢰하고, 신뢰하지 않고를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국가가 여권이라는 증서를 보증해주기 때문이다. 즉, 그 국가를 신뢰하기 때문에 국가가 발행해준 여권이라는 종이쪼가리를 신뢰할 수 있는것이다!
여기서 약간 비약해서 말하자면 결국 국가도 하나의 기관인 것 이다.

우리는 중앙화된 기관을 신뢰하고, 그들이 만들어놓은 인프라 안에서 살고있다! 

 



위의 간단한 예시만 보더라도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중앙 기관에 의존하여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위 예시 말고도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라,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인프라가 중앙 기관에 의해 보증되고, 우리는 그 기관을 신뢰하며 해당 인프라를 사용하고 있다는것을 깨닳을 수 있다!
그러면 이제 반대로 생각해 보자.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중앙기관을 갑자기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우리가 위의 예제의 상황과 같은 상황에서 이 전과 같이 기관의 인프라를 이용하여 어떠한 행위를 취할 수 있겠는가? 
간단한 예로, 독자가 이용하고 있는 은행이 갑자기 부도가 났다고 상상해 보라!! 은행에 돈을 저축한 모든 예금이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는 순식간에 땅바닥에 내던져 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은행이 부도를 넘기고 다시 영업을 시작하였다! 과연 해당은행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겠는가?
 
이와같은 상황이 미국에서는 실제로 이루어 졌다. 바로 2007년, 2008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그것이다.
미국인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고 이에 대한 연속으로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겪으면서 중앙 기관에 대한 신뢰가 급감했다.
하지만 중앙기관에 대한 신뢰의 급감과는 다르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그 당시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즉, 중앙기관을 신뢰할 수는 없지만, 중앙 기관을 신뢰해야하만 작동하는 인프라를 사용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시기에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인물이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바로, 이 논문의 발표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있는 비트코인을 알리는 초석이다! 짝짝짝).

비트코인 논문은 크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시사한다.

 

  1. 신뢰할 수 있는 중앙기관(은행)없이 신뢰할 수 없는 사용자간의 전자 화폐의 거래가 가능하다. 
  2. 이중지불에 대한 저항성과 부인방지가 가능하다.
  3. 모든 거래의 내역은 영원히 보존된다. 
  4. 모든 거래의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당연히 이중지불과 부인방지가 무엇인지 모르는 독자들이 존재할 것 이다. 현재는 기초적인 내용만 다루고자 하므로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중지불
: 말 그대로 두번의 지불을 의미한다. 게임 A에 1000캐쉬를 충전했다고 가정해보자. 필자는 욕심이 많아서 1000캐쉬짜리 아이템 2개를 가지고 싶지만 캐쉬는 1000캐쉬 밖에 없다. 하지만 욕심에 눈이 먼 필자는 1000캐쉬 아이템 구매버튼을 빠르게 2번 눌렀다. 그랬더니 이게 무엇인가? 시스템 오류로 인해 1000캐쉬만을 소비하고 2개의 아이템이 구매된것 아닌가?? 이 경우. 1000캐쉬로 2개의 아이템을 샀기에 이중지불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일이 실제로 일어나냐고???? -> 가끔 발생한다. 


부인방지 : 부인방지또한 말 그대로 내가 한 일을 부인하는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미이다.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손너잘씨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손너잘씨는 기업 A에게 물건을 납품하기로 하고 열심히 물건을 찍어냈다. 그런데 납품일이 되자 이게 무슨일인가????? 기업 A가 돌변하여 자신은 그런 물건을 구매하기로 한적이 없다고 발뺌하는것이 아닌가!?!?!? 하지만 손너잘씨는 그렇게 당하지 않는다. 변호사의 공증을 받은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계약사항을 상기시켜 주었고, 정상적으로 물건을 납품하였다! 이 경우, 계약서가 부인방지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가 된 것 이다. 비트코인에서의 부인방지도 마찬가지 이다. 손너잘이 손나잘에게 1BTC를 전송한뒤 한적 없으니 돌려달라고 발뺌하더라도. 비트코인의 특성상 이를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대한 기술적 내용은 뒷편을 기대하도록 하시라. 

위 내용에서 1번. 신뢰할 수 있는 중앙기관(은행)없이 신뢰할 수 없는 사용자간의 전자 화폐의 거래의 가능부분을 잘 생각해 보자.

중앙 기관 없이 금전 거래가 가능하다!?

중앙 기관이 없지만, 중앙기관이 제공하던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다! 바로 우리가 그토록 외치던 탈 중앙화를 의미한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말 그대로이지 않은가? 금전거래에서 신뢰할 수 있는 중앙기관은 중앙화 된 기관이다. 우리는 이 중앙화된 기관을 신뢰하고, 이 기관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금전 거래를 진행한다!. 이 말인 즉슨, 마음만 먹으면 이 중앙화된 기관은 우리의 돈, 거래정보 모두를 이 중앙기관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것이다! 혹은 위와 같이 중앙기관이 망해버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중앙화된 기관을 신뢰하기 때문에, 즉, '너는 그렇지 않겠지...'라는 이 마음에 믿고 그 시스템을 사용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무엇을 가능하게 하였는가? 이러한 중앙화된 기관이 없이(!?!??!?) 믿을수 있게 개인간의 금전 거래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에 대한 논리적, 기술적 내용은 뒷편에서 자세히 서술하도록 한다.) 말 그대로 탈 중 앙 화 아닌가??
한창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겪으면서 중앙기관의 신뢰도가 바닥을 친 미국 사람들은 이 기술의 발견을 정말 혁신이라 생각했을 것 이다!(실제로도 그렇지만)
중앙기관을 신뢰할 수 없지만, 기존의 금융 인프라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중앙기관을 신뢰해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벗어날 탈출구였을 것 이다!
이제 왜 사람들이 탈 중앙화에 열광하였는지 이해하였는가? 이러한 역사적 상황을 자신에게 감정이입하여 생각해 보라...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인터넷에 존재하는 가상화폐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가장 큰이유를 찾아보자!
먼저, 기존의 가상화폐는 어떻게 동작하는가?? 기존의 가상화폐는 어느 서비스(ex. 라이엇, 카카오...)가 화폐를 발행하고, 화폐의 발행과 소각등을 모두 해당 서비스에서 관리한다.
즉, 우리가 어느 서비스에서 가상화폐를 사용한다는건, 어느 서비스를 신뢰하고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원화(₩)를 사용한다는것도 우리나라 정부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일 것 이다.)
하지만, 위 서비스가 망한다면 우리의 가상화폐는 어떻게 되겠는가? 가장 최근 사태인 싸이월드의 파산을 생각해 보자. 우리의 추억이 담긴 싸이월드. 하지만 거기에 충전된 나의 도토리(싸이월드의 가상화폐)는...? 누가 보상해 주지..?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는 싸이월드 도토리와 같은 특정 기업에서 발행한 가상화폐를 '돈'으로써  사용하지 않는것이다. 꼭 기업의 파산을 생각하지 않아도. 내가 충전한 가상화폐 정보가 저장된 서버가 화재로 인해 사라졌면.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즉, 이러한 특정 기업이 발행하는 가상화폐는 기업에 대한 신뢰가 '국가'와 같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화폐로서 기능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을 것 이다. 

이에 반하여 비트코인은 어떠한가? 가상 화폐를 따로 관리하는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 안전한 금전거래가 가능하다! 이 점에서 비트코인의 진가가 나온다. 비트코인은 사용자들이 관리하는 하나의 거대한 금융 플랫폼이다! 파산할 위험도 없고, 어느 권력자에 의해서 조작될 염려도 없다! 또한 모든 거래내역이 보이기 때문의 자금의 이동 또한 투명하게 관리된다! 이러한점이 비트코인이 기존의 가상화폐와 차별화 되는 점이고, 이런한 차별점이 미래에 통화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 이다!



필자는 1장에서 블록체인에 관련된 내용을 서술하지 않았다. 단순히 탈 중앙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서술하였다.

이렇게 작성한 이유는 블록체인을 이해하는데 있어, 그리고 나아가 블록체인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있어 탈 중앙화라는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국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게 될 것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궁금해서 들어왔는데 블록체인에 대한 내용을 없고 사회 인프라에 대한 내용이나 주구장창 읽게되어 실망한 독자도 분명 존재할 것 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왜 블록체인이 혁신인지 이해하고 싶다면 먼저 '탈 중앙화'가 무엇인지 부터 이해하도록 하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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